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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남지방시대연구원

국민주권 시대, 마을공동체가 갖는 의미

맹자와 이재명 정부의 시각에서

[출처 : 이어라 남도 (노용숙)]

『맹자』는 인간 본성과 정치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담고 있다. 맹자는 인간을 본래 선한 존재로 보았다. 그는 『고자 상』에서 인간에게는 배려(측은지심), 정의(수오지심), 예절(사양지심), 시비 판단(시비지심)이라는 네 가지 선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통치자는 이러한 인간 본성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게 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탄생한 이재명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민생 우선’, ‘사회적 약자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이는 곧, 인간의 선함을 믿고 국민이 스스로 자신의 삶과 공동체를 가꿀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전국민 기본소득, 공공의료 확대, 돌봄 사회 실현 등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들은 단순히 국가가 국민을 ‘관리’하는 패도(覇道)가 아니라, 국민을 존중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왕도(王道) 정치의 실현이다.

맹자는 『양혜왕』편에서 이렇게 묻는다. “왕께서는 백성의 편안함을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십니까?” 그는 통치자가 백성을 사랑하고 어질게 다스릴 때 진정한 부강이 이뤄진다고 보았다. 바로 여기에서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의의가 살아난다.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은 국가가 국민에게 시혜를 베푸는 차원을 넘어, 국민이 스스로의 삶을 가꾸고, 이웃과 연대하며, 마을의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는 공간과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맹자가 말한 인간 본성의 선함을 실천의 장으로 옮기는 일이다. 배려와 정의, 예절과 시비 판단의 마음이 모여 마을공동체 안에서 살아 숨 쉬게 될 때, 국민은 단순히 행정의 수혜자가 아닌 ‘도덕적 주체’로 자리매김한다.

또한 맹자는 『진심 상』에서 “백성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고 했다. 경제성장률이나 각종 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국민이 심리적·사회적으로 소외되고 공동체로부터 단절된다면 그것은 결코 진정한 성공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가장 큰 위기는 바로 이 공동체적 단절이다. 마을공동체 만들기는 이러한 문제의 해법을 ‘국민주권’에서 찾는다. 중앙정부가 아닌, 바로 마을과 주민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 시대는 국가가 통제와 관리를 통해 국민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권한과 기회를 확대하는 정치를 지향한다. 이는 맹자가 말한 정치의 정당성, 즉 동기와 과정의 도덕성을 구현하는 길이기도 하다.

결국, 마을공동체 만들기는 국민주권 시대의 핵심이자, 맹자가 강조한 ‘인정(仁政)’의 구체적 실현이다. 국민의 선함을 믿고, 주민이 스스로의 마을을 가꾸도록 지원할 때, 국민은 통치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이끄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정치, 그리고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첫걸음이 아닐까.